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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동 외교도 우리카지노… 이란 "원유값 7조 내놔라"

美제재로 결제계좌 막히자, 지난달 한국대사 불러 이례적 항의 정부, 특사 보냈지만 성과 없어… 호르무즈 파병 얽힐땐 더 큰 갈등

이란 외무부가 최근 주(駐)이란 한국 대사를 초치(招致)해 "이란산 원유·초경질유 수입 대금(7조원 상당)을 내놓으라"고 강력 항의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란 중앙은행 등 다른 기관과 부처도 한국 대사를 만나 "한국이 대금 결제 노력이 부실하다"며 유감 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전방위적 항의에 깜짝 놀란 외교부는 지난달 말 급히 '특사단'을 꾸려 파견해 무마 시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지난 12일 이란 앞바다인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해 이란의 추가 반발도 예상된다. 미·중·일과의 관계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대(對)중동 외교에서도 파열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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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아래) 이란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 시각) 이란 테헤란 의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알리 라리자니(위) 이란 국회의장이 이를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EPA 연합뉴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지난달 중순 유정현 주이란 한국 대사를 불러 IBK기업·우리은행 계좌에 지난 9년간 쌓인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예금 약 7조원을 조속한 시일 내 찾을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계좌의 예금 이율은 '제로(0)'에 가까워 예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란에 손해다. 이란 외무부 당국자는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닌 의약품·식료품의 수출입 대금 결제는 노력만 하면 이행 가능한데도 한국 정부가 제대로 노력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란 중앙은행, 보건부 관계자들도 유 대사와 접촉해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주한 이란 대사관 측도 최근 외교부 당국자들을 여러 차례 만나 각종 문제점을 지적했다.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외교부는 지난달 25~27일 전직 이란 대사인 송웅엽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를 이란에 급파했다. 당시 외교부는 송 이사가 이끄는 사절단을 '경제협력 대표단'이라고 발표하며 일반적인 외교 교류인 것처럼 '포장'했다. 송 이사가 실권이 거의 없는 인사라는 점에서 이 조치는 이란 정부의 화를 더 돋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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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이란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란 측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 대사와 송 이사도 이란 당국자들에게 "최근 미국의 제재가 강화돼 한국 기업들과 은행들이 위축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또 비제재 대상 품목의 수출입 대금 결제는 이뤄지도록 미국 측과 협의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고 한다.

이번 사태는 지난 5월 우리 정부가 미 정부로부터 '대이란 제재 예외국' 자격을 연장하는 데 실패하면서 사실상 예견된 것이란 분석이다. 당시 외교부는 한국은 다른 예외국과 달리 비제재 대상인 초경질유만 이란으로부터 수입해 "제재 예외국 연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예외국이 안 되면서 한국 기업과 은행이 미국의 제재 여파를 고스란히 받게 돼 한·이란 교역도 사실상 '단교' 수순에 들어갔다. 기업·우리은행도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원화 결제 계좌를 사실상 동결하며 무역 대금 결제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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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의 갈등은 호르무즈 파병 문제까지 겹쳐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유엔 총회 연설에서 "(호르무즈에) 외국 군대가 주둔하면 항해와 석유 유통 관련 안보가 더 위험해진다"면서 미국 등 각국의 호르무즈 파병에 반대했다. 이란은 얼마 전 한국 선박을 나포한 예멘의 후티 반군,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 이라크 정부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전직 외교부 차관은 "우리 정부가 지금이라도 제대로 대응해 관계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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